"느림과 기억 사이, 빠름과 망각 사이에는

어떤 내밀한 관계가 있다.

지극히 평범한 상황 하나를 상기해 보자.

웬 사내가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문득, 그가 뭔가를 회상하고자 하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순간, 기계적으로, 그는 자신의 발걸음을 늦춘다. 반면,

자신이 방금 겪은 어떤 끔찍한 사고를 잊어버리고자 하는 자는,

시간상, 아직도 자기와 너무나 가까운,

자신의 현재 위치로부터 어서 빨리 멀어지고 싶다는 듯

자기도 모르게 걸음을 빨리한다.

실존 수학에서 이 체험은 두 개의 기본 방정식 형태를 갖는다.

느림의 정도는 기억의 강도에 정비례하고,

빠름의 정도는 망각의 강도에 정비례한다."  

- Milan Kundera의 소설 [느림La Lenteur]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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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금년의 12월은 유난히도 쓸쓸한 달입니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가요?

예쁜 가을 낙엽이 사라지는 소리에 귀를 기울일 여유도,

화려하게 별로 수놓아진 겨울하늘을 올려다볼 한가함도 없이

우리는 미래를 향해 급히 걷고 있는 건 아닌지.

나의 희망은

삶이 나를 배신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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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지 마라, 성내지 마라!

설움의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옴을 믿어라.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오늘은 언제나 슬픈 것----

모든 것은 한순간에 지나가는 것,

지나간 것은 또다시 그리워지는 것을.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1825, 뿌쉬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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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 일산 문촌마을에서 최범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