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오랜만에 극장을 찾았다.

특별히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서 간 건 아니고,

그냥 영화관 분위기를 오랜만에 맛보고 싶어 지나가다 들리듯 갔다.

그리고 상영시간이 가장 가까운 영화를 골랐는데,

제목이 "Before Sunset".

수년전 봤던 "Before Sunrise"라는 영화의 후속편.

그 영화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고,

단지 나도 여행을 꽤 많이 했고 기차도 수없이 탔는데

왜 영화 속의 그런 멋진 하룻밤의 로맨스에 대한 기억은 없는지...

뭐 이런 생각을 하다가 영화가 끝났던 것 같다.

 

"Before Sunset"을 보고난 소감은, 실망.

그러나 이 영화는 나에게 특별한 영화가 되어 버렸다.

영화 시작부분의 배경이 되는 빠리의 서점,

Shakespeare & Company 때문이다.

내가 1995 가을부터 1996 봄까지 머물던 바로 그 서점.

 

Ethan Hawke and Julie Delpy in Warner Independent's Before Sunset - 2004

내가 6개월간 묵었던 S&C 서점 앞에서

서점 주인 George Whitman 할아버지와 함께

서점은 세느강변의 4층 건물 안에 있다.

 

88 year-old Boston-born owner George Whitman,

who arrived in Paris after the Second World War and never left

 

Bohemian rhapsody: Whitman and Ferlinghetti, survivors of the Beat generation,

lunching with actress and former Shakespeare and Company employee Pia Copper.

사진 속의 여성 "피아"는 내가 서점에 묵을 때 친구처럼 지내던 캐나다 사람인데,

그때는 작가지망생이었만 지금은 배우가 되었나보다.

        

    

서점 1층 모습

 

 

새책과 헌책이 서점안에 넘쳐난다

내가 첫 3개월을 보냈던 서점 안의 작은 원룸 "Writer's Studio"

"Writer's Studio"

"Writer's Studio"

 "Writer's Studio" 창가의 책상. 수십년 된 나무책상과 삐걱거리는 의자.

창밖으로 세느강과 노틀담 대성당이 내다보인다.

내가 처음 이 책상가에 앉았을 때의 감동이 지금도

머릿속과 마음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서점의 2층 모습

 

건물 4층에 있는 주인 휘트먼 할아버지의 아파트.

나는 이곳에서 나머지 3개월을 살았다.

어느 이른 아침, 휘트먼 할아버지가 내가 묵고 있던 "Writer's Studio"로

양손에 여행가방을 들고 나타나셨다.

"너, 지금 당장 짐 챙겨 4층 내 아파트로 올라가."

"어.....왜요?"

"내가 여기서 지내야겠어."

"근데.....그럼.....제가 4층 아파트를 쓰라구요?"

"그래. 겨울엔 이 원룸이 더 따뜻하거든."

이렇게 나의 소리 없는 쿠데타(내 빠리 친구들의 표현을 빌리자면)가

나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이루어졌다.

4층 아파트 침실

4층 아파트 거실. 저기 보이는 저 창가에서

나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며 무슨 생각들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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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Observor Magazine, March 3, 2002

   내 기억속의 빠리, 내 기억속의 Shakespeare & 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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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왕산 鶴학巢소島도에서 최범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