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새로움에 목말라하는 나에게 봄은 가장 행복한 계절이 되었다.

6년전 <학소도>로 귀향하고부터이다.

사실 그 이전까지 나에게 식물의 존재는 무의미했다.

초등학교 때까지 <학소도>에서 부모님과 살 때는 너무 어려서 식물에 관심이 없었고

(뜰 한켠에 서 있던 큰 아카시아나무를 올라타며 타잔 놀이를 했던 기억밖에는

다른 나무나 꽃에 대한 기억은 지금 없다),

그 이후 성인이 되어서도 가로수의 이름을 찾아보거나

식목일에 나무 한 그루 심어본적이 없다.

또한 계절의 변화에 그리 감성적이지도 못했다.

기온의 변화에 춥워진다, 더워진다 정도밖에 반응이 없었다.

항상 뭔가 이성적인 일에 관심이 집중되었고,

그때 그때 중요한 삶의 목표를 위해 열심히 뛰기만 했던 것 같다.

그러던 내가,

2000년 [학소도]에서 새로운 봄을 맞으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묘목을 한 그루, 두 그루 집 앞뜰에 심고 집 뒤 텃밭에 채소를 가꾸면서,

식물의 매력에 푹 빠져들기 시작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내가 정성껏 심은 나무들이 계절마다 변해가고

해마다 달라지는 모습이 나에게 작지만 강한 감동을 주었다.

지난 6년간 식물에 관한 책만 30여 권 읽었고,

식물의 세계에 대해 공부하고 알 게 된만큼 더 많이 보게 되었다.

2000년부터 지금까지 총 6번의 봄을 보내면서,

내가 심은 각종 나무도 100 그루가 넘는다.

내가 <학소도>로 귀향한 것도 운명같이 느껴지고,

이곳에서 인생의 영원한 동반자가 될 식물을 알 게 된 것도

운명같은 사건이다.

아, 나는 참 행운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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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화원에서 구입한 [백합]

야생화 <하늘매발톱>

하늘매발톱 Aquilegia flabellata var. pumila 이야기  

우리 동네 할머니 정원사 말씀이 "산속에서 보았던 흰 꽃이 자생종이고 보라색꽃은 대량 생산하기 위해 수입된 중국산 야생화가 아닐까?" 하시더군요. 학술적으로야 의미가 없겠지만 진지한 정원사 말씀이라 어찌 보면 설득력이 있고 품격을 따지자면냐 역시 흰꽃이 훨씬 우아하고 세련되며 더욱 아름답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비유한다면 화려한 색의 베네통 옷보다 하얀색 면티 한 장으로 더 많은 느낌을 담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춰지지 않는 내면의 아름다움이 자연스럽게 터져 나오려는 매혹적인 아름다움의 힘이 아닐까요?

미나리아재비과의 하늘매발톱은 상당히 구조적인 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조경용 소재로 많이 사용하는 탓에 그저 식물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책상 위에 올려 놓고 요모조묘 들여다보면서 따지고 보니까 수학적인 식물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늘매발톱은 산매발톱이라고 하기도 하고 줄기는 높이를 재면 30cm 내외입니다. (반면에 매발톱꽃 Aquilegia buergeriana var.oxysepala은 50~100cm 정도 이구요.꽃색이 다릅니다.) 뿌리에서 잎이 무더기로 나오는 근생엽(根生葉)을 가지고 있습니다. 줄기에 난 경생엽(莖生葉)은 밑에서 난 잎은 잎자루가 길고, 위로 갈수록 잎자루가 짧아 지지요. 잎은 여러 장으로 구성된 복엽(compound leaf)으로 2회 3출엽(三出葉)으로 셀 수 있지요. 2번 3갈래로 갈라진다는 것입니다. 3출엽은 잎자루에 잎이 3장씩 붙어 있는 것을 말하거든요.

3출엽                         2회 3출엽

작은 잎(小葉)은 2~3개로 얕게 갈라지고 다시 2~3개로 갈라져 있어요. 꽃은 1~3개씩 원줄기 끝에서 피는데 꽃잎은 5장, 꽃잎보다 더 긴 꽃받침도 5장입니다. 열매의 모양은 골돌(follicle)과이며 5개로 갈라져요. 역시 암술도 5개에요. 꽃은 수줍은 듯 아래를 보지만 열매는 하늘을 보지요. 꽃은 아래를 보는데도 하늘이란 이름이 붙여진 것을봐서는 하늘색 꽃색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꽃을 흥미롭게 만드는 것은 꽃잎의 아래쪽에 5개에 달려있는 거(距,꿀주머니)인데요. 둥근 것이 가늘어지면서 안쪽으로 말려 있어서 날카롭게 웅켜 쥐려는 매의 발톱을 연상하게 하지요. 이창복 저 대한식물도감을 보면 학명의 Aquilegia는 라틴어 독수리(aquila)에서 유래한 것으로 독수리 발톱모양의 거(距)을 비유하는 것이라고 하고요. aqua(물)와 legere(모으다)의 합성어로 보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꿀주머니 안에 물이 고이기 때문이죠. flabellata는 부채모양이라는 뜻이니까 구체적인 잎모양을 잘 설명하는 것 같죠?

눈 감고 수학적으로 하늘매발톱을 그려보는 건 어떨까요?

 (출처: http://www.flower-wolf.com)

학소도 뜰에서 자생하는 야생화 [제비꽃]

민들레와 함께 우리나라 봄의 들꽃을 대표하는 이 꽃은 오랑캐꽃, 씨름꽃 등 많은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다. 동속으로 20여가지가 있고 꽃으로 분류하면 60가지가 넘는다. 3월 하순께 한 포기에서 여러 개의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하는데 꽃대는 높이 5-20cm 정도로 자란다. 꽃과 잎의 색이 다양하여 화단에 색채 배합용으로 써도 좋고 용도에 맞는 종류를 선택하여 심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 도로변이나 화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팬지는 제비꽃의 친척뻘되는 꽃이다. 제비꽃은 꽃이 크지 않지만 꽃잎의 모양이 귀엽고 종류가 다양한만큼 색과 꽃의 모양, 잎의 모양도 아주 다양하다.

거실 창가의 [게발선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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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년째 봄이면 어김없이 예쁜 얼굴을 내미는 [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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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지]

구파발 나무시장에서 사온 [데이지]

"꽃은 봄부터 가을까지 피며 백색, 연한 홍색, 홍색 또는 홍자색이고 뿌리에서 길이 6-9cm의 화경이 나와 그 끝에 1개의 두화가 달리며 밤에는 오그라든다. 두화는 설상화가 1줄인 것에서부터 전체가 설상화로 된 것 등 변종에 따라 가지각색이다. 화관의 지름이 2.5-5㎝이다. " (다년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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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매화]

서울에서는 월동이 힘들다고 했지만, 학소도에서 3년째 잘 자라고 있는 [아이비]

[아이비]와 [담쟁이덜굴]이 집 건물외벽을 서로 경쟁하듯 타오르고 있다

나이가 30년도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회양목]의 새잎

[철쭉]

석가탄신일에 맞춰 개화를 준비하는 [불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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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서울이가 꽃냄새를 맡네

뜰에서 장난하며 노는 학소도의 멍멍이 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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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화]

[황금회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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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ouse full of books, and a garden of flowers.

책으로 가득찬 집, 꽃으로 가득한 정원.

- A. 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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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왕산 鶴학巢소島도에서 최범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