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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칼럼]겨울나무 '공존의 美學'

 

▲ 이유미·국립수목원 생물표본연구실장

“모자라는 것이 지나친 것보다 낫다”고 하더니 정말 이번 폭설이 그랬습니다. 오랜만에 내린 눈이 반갑고 좋기만 하더니 한순간 한계를 넘어 큰 어려움이 되어 버렸습니다. 어린 시절 내리던 눈은 무조건 마음을 들뜨게 하는 즐거움이었건만, 출퇴근길에 큰 고갯길을 여러 개 넘어야 하는 어른이 된 지금은 눈발이 흩날리면 가슴부터 덜컹 내려앉습니다.

숲은 어떨까. 숲에서도 눈이 지나치면 눈사태로 이어지고 큰 나뭇가지들은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잘라지고 부러집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은 아닙니다. 쓰러진 나무 사이로 볕이 스며들고 그 햇살을 찾아 새로운 식물이 움트면서 숲엔 활력 있는 변화가 생깁니다. 겨울에 식물들이 입는 동해(凍害)는 대부분 찬바람이 불어 식물을 건조하게 만들면서 생겨납니다. 그런데 식물들은 하얗게 덮인 눈을 이불 삼아 푸근하게 겨울을 견뎌내고 그 눈이 내린 물을 빨아들여 봄에 새싹을 움트게 할 수 있으니 이 또한 고마운 일입니다. 이제 당분간은 산불 걱정 안 해도 되니 그것도 안심이지요.

잠시 가지를 덮었던 눈이 녹아내리면 겨울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들을 그대로 드러내 놓습니다. 꽃도 잎도 지고 나면 그 나무가 모두 그 나무 같아 보이지만 사실 줄기의 모양과 색깔과 특색이 다 다릅니다. 언제쯤 되면 그 겨울나무 가지만으로도 나무를 알아 볼 수 있는 경지에 오를수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처럼 아직 미숙한 식물학자들도 마음만 가지고 자세히 보면 줄기에 마름모 모양이 나 있는 것은 은사시나무, 짤막하고 뭉툭한 단지들이 가득한 것은 낙엽송이라는 것쯤은 알 수 있습니다. 같은 나무라고 하더라도 잎이 떨어졌던 흔적만 보아도 그 잎이 마주 달렸는지 어긋나 있었는지가 나타납니다.

마디 사이의 길이를 들여다보면 지난 한 해 동안 그 나무는 얼마나 열심히 자랐는지를 짐작할 수 있고, 욕심 많게 늦게까지 잎을 떨구지 않다가 죽게 된 가지, 사람들에 의해 잘리는 상처를 입었다가 열심히 치유하여 회복한 흔적도 만날 수 있습니다.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나뭇가지들이 섬세하게 가지들을 펼쳐내고 분포한 모습을 보입니다. 조금이라도 햇볕을 더 받아 영양분을 만들어 내려고 주어진 공간을 효율적으로 나누어 살았던 노력의 흔적이 있고 그 가지 끝에서 옆 나무와 다투었던 치열한 경쟁의 모습도 보입니다. 하지만 그 경쟁은 서로의 주장만으로 싸우다 서로 상처를 입히는 그런 것이 아니라, 서로 최선을 다하면서 결국은 조화롭게 공존하는 지혜가 보이며, 그 끝엔 평화로움이 있습니다. 기회가 있으시다면 한번 땅에서 하늘을 우러러 바라보고 하늘 위로 펼쳐진 나뭇가지들의 아름다운 삶을 구경해 보십시오.

잠시 지상에 내려앉은 눈을 바라보며 생각할 수 있는 이면들이 이토록 많은데, 어떻게 우리가 함부로 눈이 좋다 혹은 나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하물며 사람 일은 더 그럴 것 같습니다. 우리가 흰 눈이 가지는 수많은 면(面)을 고루 보지 못하듯, 세상을 살아가는 데 내 욕심의 크기만큼에 갇혀 함부로 좋고 그름을 판단하고 세상을 편견으로 단죄하지는 않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나무들도 시간이 바뀌고 계절이 흐르면 한때 전체를 가리던 무성한 잎새를 떨구고 고스란히 가지를 드러내어 진정한 자신을 내어 보이듯, 우리도 시간이 흐르고 때가 되어 나뭇가지처럼 자신을 모두 드러냈을 때가 닥칠 것입니다. 그때가 되어도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허리를 펼 수 있을 것인지, 한 해가 가기 전에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듯합니다.

(이유미·국립수목원 생물표본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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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

나카타니 아키히로 지음
바움 / 2005년 8월 / 221쪽 / 9,500원

Short Summary
흔히 40대를 일컬어 낀 세대라느니, 어정쩡한 세대라느니, 조기은퇴 대상자에 속하는 세대라느니, 안
정과 변화에 대한 욕구를 동시에 갖고 있는 모순된 세대라느니 하는 말들이 유령처럼 떠돈다. 사실
과다한 업무량으로 잦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언제 명예퇴직 당할지 몰라 안절부절 못하는 40대의
모습은 어느덧 우리의 현실이 된 지 오래다.

아키히로에 의하면 40대야말로 정식 사회인으로서 비로소 성인이 되는 때라고 한다. 흔히 사람들은
40대를 아저씨 세대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키히로에 의하면 40대는 아저씨 세대가 결코 아니다. 정식
사회인으로서 겨우 성인이 되는 시기인 것이다. 엄격한 의미에서 회사 생활을 막 시작하게 되는 20대
를 정식 사회인으로 인정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지 적어도 20년은 되어야 사
회인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아키히로는 정식 사회인으로서 성인이 된 40대 때부터 진정으로 자신의 삶에 자각과 긍
지를 가지고 살아가야 된다고 주장한다. 즉 자신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고, 한 걸음 물러나서 전체를
볼 수 있는 프로듀서적인 안목을 가져야 하고, 성공만을 좇아가지 말고 의식의 긴장감을 불러일으켜
자신만의 삶의 가치와 재미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예의와 정중함이 배어 있는 인사를 하
는 방법, 40대 이후를 행복하게 사는 방법, 새로운 삶의 재미를 깨닫는 방법 등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넘겨버릴 수 있는 사소한 행동에서부터 다양한 훈련을 통해 영혼을 연마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조목
조목 일러주고 있다.


▣ 차례
프롤로그 - 40대는 아저씨 세대가 아니다

40대는 사회인으로서의 성인
40대는 두 번째 10대이다 /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는 40대 / 면역력은 개인의 의지가 중요하다 / 경
력과 노련미로 승부하라 / 젊음은 웃음에서 나온다 / 웃을 때는 계산하지 마라 / 눈앞의 일에 연연하
지 마라 / 당신의 목소리는 어둡지 않은가? / 사과하지 않으면 노화가 시작된다 / 멋있게 인사하는
방법 / '멋있는 40대'와 '꼴불견 40대' / 인생은 끊임없는 반복연습이다 / 성공 확률 100퍼센트의 일
은 없다 / 시행착오를 겁내지 마라

고민하는 40대가 되라
40대는 사추기이다 / 의식은 항상 10대처럼! / 수첩에 여백을 만들어라 / 잃는 것이 크면 얻는 것도
크다 / 자신만의 가치를 발견하라 /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마라 / 멋진 인생이란 무엇인가? / 당
신의 꿈은 무엇인가? / 행복은 언제 느끼는가? / 모든 취미생활은 참선이다 / 인생의 승리자는 '즐기
는 사람'이다 / 사소한 일에서 기쁨을 느껴라

다른 사람에게 일을 넘겨라
연봉을 늘리는 기쁨에 빠지지 마라 / 가끔은 시선을 뒤로 돌려라 / 40대 이후를 행복하게 사는 방법
/ 일을 모두 껴안지 마라 / 목표를 바꾸지 마라 / 보는 기념관과 즐기는 기념관 / 일을 선택하지 마
라 / 새로운 재미를 깨닫는 방법 / 모든 사람은 영웅이다 / 40대는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 수집은
버리는 것이다

훈련을 통해서 영혼을 단련하라
10대의 순수함으로 돌아가라 / 40대는 회색지대이다 / 청소를 하려면 걸레가 필요하다 / 자신의 행복
을 나누어줘라 / 누구나 엔젤이 될 수 있다 / 효도를 대의명분으로 사용하지 마라 / 능력의 60퍼센트
만 발휘하라 / 적의 요새를 망가뜨리지 마라 / 모든 것에는 키워드가 숨어 있다 / 실패는 최고의 사
치이다 / 마음속에 표적을 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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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 blueis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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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진돗개

[중앙일보] 2005-11-30

[중앙일보 이상일] 영국에선 개(犬) 팔자가 상팔자다. 개에 대한 영국인의 사랑은 그만큼 끔찍하다. 돈도 아끼지 않는다. 영국의 처칠 보험사가 올해 공개한 조사자료에 따르면 영국 성인 한 명이 10년 동안 개 한 마리를 기르는 데 쓴 돈은 많게는 3만1840파운드(약 5660만원), 적게는 2만998파운드(약 3730만원)다. 그러니 개에겐 영국이 천국이다.

하지만 개에 대한 영국인의 취향은 제법 까다롭다. 사람의 품격을 재듯 견격(犬格)을 따진다. 런던의 애견단체 케널 클럽(Kennel Club)은 개의 품종, 사육 환경, 유전질환 등을 일일이 살핀 뒤 점수를 매긴다. 13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이 클럽이 인정하는 개는 곧 명견(名犬)이 된다. 그에 대해선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그런 케널 클럽이 5월 10일 진돗개를 독립 품종으로 받아들였다. 이젠 진돗개도 콜리(영국).셰퍼드(독일).푸들(프랑스)처럼 고유의 이름으로, 세계 어디에서든 명견 대접을 받게 된 것이다.

진돗개는 총명하다. 훈련시키지 않아도 대소변을 가릴 줄 알고, 음식을 함부로 건드리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약과다. 심지어는 전설 같은 이야기도 전해진다. 임진왜란 때 진도의 모든 개가 일제히 바다 쪽을 향해 요란하게 짖어댄 일이 있었는데 다음날 그쪽에서 왜구의 배가 몰려들더라는 얘기가 한 예다.

진돗개는 도리를 아는 동물이다. 1993년 대전으로 팔려간 백구가 7개월 뒤 300㎞ 이상 떨어진 진도를 제 발로 찾아 피골이 상접한 모습으로 주인 할머니 품에 안긴 일화는 유명하다. 진도군 돈지마을에 있는 백구의 동상은 그걸 기린 것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얼마 전 태어난 진돗개 강아지 7마리를 분양하고 싶다고 미니 홈피를 통해 밝혔다. 그러자 열린우리당 당직자들이 "명견을 활용해 이미지 정치를 하는 건 진돗개를 모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 대표의 강아지 분양이 과연 시빗거리가 될 만한 것이었을까. 설사 박 대표가 이미지 정치를 하려 했다고 해도 여당이 꾸짖을 자격이 있을까. 그간 이벤트 정치로 재미를 더 많이 본 건 여당이 아니었던가.

정기국회 회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여당은 엉뚱한 일에 한눈을 팔지 말았으면 좋겠다. 진돗개처럼 총명한 눈으로 예산안.세법안 등을 살피고, 그걸 민생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처리하는 게 여당의 도리가 아닐까.

이상일 국제뉴스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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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왕산 鶴학巢소島도에서 최범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