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은 누구인가> (김진애 저) 두 번째 발췌

사람과 집을 자연의 한 부분으로 보는 철학은 우리의 전통환경론에서 가장 기초적인 개념이 아닐 수 없다. 자연 속에서 어떻게 집을 숨쉬게 만드느냐, 그 집 속에서 어떻게 사람이 자연스럽게 숨쉬고 사느냐가 온통 집 만들기의 관심사였다. (169)

자연을 느끼는 순간의 아름다움이란 참 묘사하기 어렵다. 자기보다 더 큰 그 무엇을 느끼는 순간이다. 섭리를 느끼는 순간이다. 자신 역시 자연의 한 부분임을 새삼 느낄 때처럼 아름다운 순간이 있을까. 자연 앞에 서는 것은 자신의 작음을 돌아봄으로 자신의 큼을 발견하는 순간 아니겠는가. 여행을 떠나 거대한 자연의 섭리와 아름다움 앞에 옷깃을 여미는 것도 물론 좋겠지만, 일상의 집에서 자연의 다채로움을 느낄 수 있다면 우리의 일상은 훨씬 더 큰 세계가 되지 않겠는가. (171)

사람은 자연에서 나와, 자연 속에 살고, 자연으로 돌아간다. 이 단순한 이치가 사람의 삶 면면에 녹아드는 시대로 넘어가 보자. 20세기가 자연의 부정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자연과 친구 시대가 되었으면 좋겠다……

비냄새를 맡고, 눈소리를 듣고, 흙내음을 만지며, 흐르는 기에 몸을 싣고, 찬란한 빛에 눈을 시원케 하고, 따뜻한 열에 몸을 기대고, 식물과 친구하며, 동물과 친구하면서 자연 속에서 살고 싶다! 나 역시, 집 역시 자연의 한 부분이다. (175)

새 집 또는 새 집 같은 집이 석연찮아 보이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리 품격이 없어 보여서다. 편해 보이지 않아서다. 옷과도 비유할 만하다. 쇼윈도에서 갓 빠져나온 듯한 옷을 차려입은 사람들은 어딘지 격이 없어 보인다……’새것이란 어딘지 불편하다. 더러워지지나 않을까 손때 타지 않을까 조심스러운 것도 불편하지만, 심리적으로 곧 헌 것이 되지나 않을까 불안하다. 새것이라면 무언가 새로운 점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혹 진짜 새로움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새것, 또는 새것으로 보이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허영 때문일 것이다. 새것을 소비할 수 있다는 경제력, 새것을 소화한다는 문화적 우월감을 과시하고 싶은 것이다. 물론 새 집이란 좀더 편한 시설을 갖출 수 있고 고장날 걱정도 적으므로 실용적으로 더 유리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새것처럼 보이지 않게끔 하는 데 들이는 노력보다 새것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노력이 더 많은 것을 보면 새것에 대한 욕구에는 아마도 허영적 동기가 더욱 작용하는 듯하다.

…….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절대 새 옷으로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 애를 쓰곤 했었다. 새 옷을 빼입고 나오는 사람을 보면 벼락부자거나 돈은 있어도 지성이 없는 사람으로 치부되곤 했다. 그래서 진짜 귀족들은 자신의 기품을 보이기 위해 품위 있는 자리에 갈 때는 절대 새 옷을 입지 않았다고 한다.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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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소도의 식구가 된 한국의 야생화 <동자꽃>

달콤하면서 강한 향기를 풍기는 <치자꽃>

줄이은 <호박꽃>

신이 물들인 잎들

 

한여름의 더위를 잠시 잊게해주는 <능소화>

씨앗을 파종한지 5개월만에 고개를 내민 <올리브나무>

이 녀석의 생성과정을 앞으로 지켜볼 생각에 마음이 들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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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에 처음 알게된 <다투라Datura>

큰 기대 없이 봄에 얻은 씨앗을 파종했는데,

놀라울 정도로 잘 자라고 어른 손바닷보다도 더 큰 꽃을 피웠다.

순결한 모습의 꽃은 얼마나 빨리 피었다 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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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의 착각… 친구가 날 ‘여자’로 볼 리 없어
  • 남자의 착각… 저 여자가 날 찍었나 봐

    욕망의 진화
    데이비드 버스 지음|전중환 옮김|사이언스 북스|592쪽|2만원
  • 김수혜 기자 goodluck@chosun.com
    입력 : 2007.08.2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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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년 내가 사무실, 집 다음으로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낸 광화문의 한 카페의 내부사진들.(위, 아래)

    미국에서 학부, 대학원을 다닐 때, 참 많은 시간을 카페에서 보냈던 기억이 생생하다.

    공부도 하고, 사람들과 대화도 나누고, 책도 읽고, 일기도 쓰고,

    엉뚱한 상상도 하고, 미래 꿈도 그려보고.....

    버클리 시절엔 학교 앞 Cafe Milano, Cody's, Cafe Roma, Cafe Intermezzo 중 한 곳을

    거의 매일 갔었다.

    아침 7시쯤 카페 안에 들어서면 실내를 가득 매운 강한 커피향과

    막 구워나온 croissant 냄새가 하루를 시작하는 나의 정신을 깨워주었다.

    NYT와 WSJ의 잉크냄새도 새로운 하루를 알리는 시그널 역할을 해주었지.

    강의시간 중간에 그리고 저녁에도 도서관이 지루하면,

    곧바로 향했던 곳이 이들 카페였다.

    대학원을 다닐 때도 카페는 생활의 일부였다.

    Harvard Square에 있던 오 봉 빵(Au Bon Pain),

    학교에서 숙소였던 Peabody Terrace로 오는 길에 있던 Cafe Pamplona,

    그리고 학교 길 건너편에 있던 Cafe Paradiso.

    지금은 모두 낡은 추억이 되었지만,

    나에게는 매우 소중한 장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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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왕산 鶴학巢소島도에서 최범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