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거의 3개월만에 홈페이지를 업데이트하면서 짧게나마 새소식을 적습니다. 금년 여름에는 자연이 인간에게 유난히도 잔인했던 것 같죠? 한국만 하더라도 무더운 날씨에 태풍에.....터키에서는 수만명의 생명을 앗아간 대지진 등. 사실 이 모든 소식은 제가 귀국한 다음에야 알 게 되었습니다. 약 80일간 중남미를 여행하면서 한국과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뉴스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여행 기간 중에 공기 좋고 물 맑은 휴양지에서 편안하게 생활하다 온 건 물론 아니구요, 저 또한 어렵게 떠난 여행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려고 4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날씨 속에서 그리고 영하로 떨어지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발로 돌아다녔습니다. 건강한 몸으로 귀국하게 된 사실 하나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번 여행에서 방문한 주요 국가는 쿠바와 페루였으며(각각 4주와 3주), 그 외에도 볼리비아, 멕시코, 벨리세, 캐나다 등에서 짧게는 4일, 길게는 10일간 머물렀습니다. 캐나다와 벨리세를 제외하고는 모두 스페인어권 국가들이어서 언어장애로 여행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물론 후진국을 여행하면서 겪게되는 다른 여러 어려움들도 있었지만), 아무튼 별 사고 없이 이렇게 무사히 돌아와 제 방의 책상 앞에 앉아 이렇게 여러분에게 새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쁨니다.

약 400장의 슬라이드와 450장의 사진 그리고 4권의 일기장이 지금 제 책상 위에 놓여있지만, 아직까지는 이번 여행의 체험들이 너무나 "가깝게" 느껴져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정리를 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군요. 마치 옛집에서 새집으로 가져온 이사짐들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정리를 해야할 지 막막하기만 한 그런 심정이라고 하면 이해가 가실까. 아무튼 좀 그렇습니다.

음.....문득 어느 독자분이 보내주신 메일이 생각나는군요. 이번 여행길에는 제가 어떤 책들을 갖고 갔는지 궁금하다고 하셨더군요. 6월초 김포공항을 떠날 때 저의 배낭 안에는 전부 8권의 책이 들어있었습니다. 보통 학생들이 매고다니는 백팩보다 조금 더 큰 배낭(이 배낭은 나의 부친이 약 30년 전에 구입하셔서 등산하실 때 매고다니셨던 아주 낡은 것인데 내가 창고에서 '발견'해서 가지고 가게 되었습니다)인데, 지금 생각해보니 책이 부피면에서는 이 배낭의 사분의 일, 무게면에서는 절반을 차지했던 것 같네요. 가지고 갔던 8권의 책은 물론 여행길에서 다 읽었구요, 귀국할 때는 마지막 여행국이었던 캐나다에서 책을 여러 권 구입하는 바람에 21권으로 늘어나 있었답니다.

백년 동안의 고독(가브리엘 마르케스/임호준 옮김), 자유라는 화두(김동춘 외), 말괄량이 소녀(아니키 세텔레/오청자 옮김) 이상은 한글로 된 책이었고, 나머지 5권은 영어로된 책이었습니다.  The Snow Leopard (Peter Matthiessen), A Sentimental Journey (Laurence Sterne), Ernest Hemingway - A Life Story (Carlos Baker), Islands in the Stream (E. Hemingway), 그리고 Traveler's Literary Companion - Central and South America (Passport Books).

사실 한글로 된 책을 다 읽은 뒤에는 영어로 된 책을 읽으면서도 한글독서가 아쉬웠는데, 그래서인지 귀국 직후 며칠 집에서 쉬는 동안 3권의 한글로 된 책을 단번에 읽게되었습니다. 우주의 지문(그래햄 핸콕 저/오성환 옮김), 콜럼버스에서 후지모리까지(송기도/강만준 지음), 그리고 자아와 자유(엄정식 저). 이 3권 모두 상이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비교적 쉽게 읽히고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더군요.

어쩌다보니 지루한(?) 책 얘기만 나열된 것 같군요. 아무튼,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계절인 가을이 문전 앞에 와있는 걸 여러분도 모두 느끼실 겁니다. 아무쪼록 새로운 계절의 시작과 함께 우리 모두 새롭게 출발하는 기분으로 하루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해 보죠.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자아 확인이 이루어지면 이에 상응하는 자유가 나타난다.....한 인간의 정체성을 말하라. 그의 자유를 말하리라. 그 한계를 제시하면 언제 그가 억압되는지도 말할 수 있다."  - 버그만F. Bergman

"......자아 상실의 시대에 자유가 신장되는 현상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내가 나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따라 나는 어떤 종류의 자유를 추구하는지 분명하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데 현대인은 '외적인 구속과 속박으로부터의 자유'에 너무 많은 관심을 기울여 온 것 같다. 사회적이고 경제적이며, 정치적인 자유.....따라서 자아는 황폐해진다."  -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 엄정식

"학문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실험을 일삼거나, 아니면 독단을 휘두르는 사람들이었다. 실험하는 개미와 같다. 그들은 오직 수집하고 사용한다. 독단적 추리가들은 자신 속에 있는 것을 풀어서 집을 짓는 거미와 같다. 그러나 꿀벌은 제3의 중간을 택한다. 벌들은 뜰과 들에 핀 꽃으로부터 재료를 모아들이지만, 그것을 그들 자신의 힘으로 변화시키고 소화시킨다. 이 꿀벌의 태도와 비슷한 것이 철학의 길이다. 참된 철학은 오로지 이성의 힘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고, 박물학처럼 실험을 통해 수집한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기억 속에 저축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변화시켜서 오성 속에 저축하는 것이 참된 철학이다."  - 베이컨F. Bacon

   

 

 

이번에 홈페이지를 부분적으로 업데이트하면서 추가한 [반더루스트, 영원한 자유의 이름]에 관한 서평과 잡지기사입니다. 원하시면 아래를 차례로 클릭하셔서 읽어보세요.

레이디 경향 6월호

경남도민일보
        

홈페이지 <지도 없는 여행>이 2만번째 방문객을 맞았습니다. 축하해 주시는 거죠?

 

 

- 일산 문촌마을에서 최범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