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에서 새로운 땅과 풍경과의 만남이 있었다면, 그 만큼 아니 그 이상 기억에 남는 추억은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이다. 추석 당일, 군산 금강시민공원에서 야영을 하고 이른 아침에 만났던 전직 교장선생님은, 나에게 보온병에 담아 오신 따뜻한 커피 한잔과 격려를 아낌없이 주셨고, 김천에서 온 회사동호회 라이더들은 내가 낙동강에서 감행했던 유일한 야간 라이딩과 밤 10시가 넘은 저녁식사를 함께 해주었다. 남한강 길을 반나절 함께 달렸던 대학생에게는 내가 구직 조언을 해줬고, 대청댐에서 만났던 한의사에게는 나의 여행 얘기를 해주며 자전거 취미를 적극 추천했다. 그는 다음날 바로 자전거를 장만하겠다고 말하며, 나에게 비상식량을 한 아름 안겨주고 떠났다. 담양에서는 우연히 군청공무원을 만나, 자전거길 건설과정을 상세히 들을 수 있었다. 낙동강 무심사의 스님은 조건 없이 잠자리를 권해주셨고, 딸이 서울의 한 은행에서 근무한다는 광주의 한 식당 할머니는, 고생한다며 얼마나 많은 음식을 덤으로 주시던지....그리고 서로 따뜻한 인사를 나누며 스쳐지나갔던 수많은 라이더들은, 내가 목포에서 새벽에 자전거여행을 시작할 때 느꼈던 두려움과 염려를 지워주고 어느덧 여행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게 해주었다.

 

 

- 인왕산 鶴학巢소島도에서 최범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