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항상 미소를 잃지 않는 친구였습니다
삶을 열심히 사는 친구였습니다
소주를 즐기는 친구였습니다
마음이 넓은 친구였습니다
예쁜 얼굴을 가진 친구였습니다
잘 웃는 친구였습니다
만나면 즐거운 친구였습니다
항상 여행을 꿈꾸던 친구였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는 떠났습니다
한마디 예고도 없이 먼 곳으로
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아주 먼 곳으로
다시 만날 수는 없겠지만
나는 그 친구를 잊지 못할 것입니다

 

 

   
 
소주에 대하여    조기영  


  
 너의 가슴을 비울 수 없다면
   흐르게 하라. 이것은 나의 명제
   너의 심연을 향하여
   나는 가노니
   너의 슬픔을 주라
   눈물은 酒라
   역사가 넘어지고
   얼음 속에서도 차갑게 웃던
   전설이, 신화가 쓰러져도
   쓰라린 어둠 속으로
   나는 희망의 立者를 붓는다
   우주를 머금은
   이슬처럼 맑은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없다면
   차라리 내가 흐려지려 한다
   이것은 나의 명제

 

 하루만의 위안    조병화
  
   잊어버려야만 한다
   진정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없이 헤어진 지금은 그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온 생명은 흘러가는데 있고
   흘러가는 한줄기 속에
   나도 또 하나 작은
   비둘기 가슴을 비벼대며 밀려가야만 한다
 
 
 
   눈을 감으면
   나와 가까운 어느 자리에
   씨리꽃이 마구 핀 잔디밭이 있어
   잔디밭에 누워
   마지막 하늘을 바라보는 내 그날이 온다
   그날이 있어 나는 살고
   그날이 위하여 바쳐온 마지막 내 소리를 생각한다
 
 
 
   그날이 오면
   잊어버려야만 한다
   진정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 없이 헤어진 지금은 그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 인왕산에서 최범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