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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최범석입니다.

내일은 광복절이자 말복이네요.

한 남자가 개를 3마리 키우는데, 이름을 각각 초복이, 중복이, 말복이라고 지었다는데.....

나는 물론 아닙니다!

요즘은 그야말로 개가 사람을 지키는 게 아니라 사람이 개를 지켜야하는 세상이죠.

우리집의 새식구인 '학순이'(학소도에서 탄생한 첫 강아지라서 그렇게 부르기로 했어요)는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는데(이제 태어난지 60일이 되었습니다),

이 험난한 세상에서 과연 편안한 인생을 보내게 될지.....

꼭 그렇게 돼야겠죠!

요즘 텃밭에서 싱싱한 참외를 따먹는 재미가 보통이 아닙니다.

그리고 빨갓게 익은 토마도, 검은 색의 옥수수, 주렁주렁 달린 조롱박 등

텃밭을 아침 저녁으로 거닐 때마다 기분이 뿌듯하고 마음에 여유가 생기죠.

주말에는 하루에도 여러차례 텃밭과 앞뜰에서 자라고 있는 식물들을 관찰하며

꽤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아요. 신기하죠?

 

그럼 남은 여름, 아주 쉬원~~하게 그리고 알차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2002 FIFA 월드컵 개막 300일을 앞두고 1년여의 준비 끝에 서울과 도쿄 및 스위스 취리히의 FIFA(국제축구연맹) 본부에서 동시 발표된 공식 포스터. 동양의 전통 한지 위에 힘차고 강인한 수묵화의 붓터치 기법으로 축구 경기장을 표현했으며, 월드컵 엠블렘을 경기장 중앙에 위치시켜 월드컵 정신을 시각화했다. 색상은 흑.백.적.청.황 등 5개(동.서.남.북.중앙)의 방위를 가리키는 한국전통의 오방색위주로 사용.  

 

 

 포스터 디자인에 참여한 중견서예가 변추석 국민대교수(가운데)와 히라노 소겐씨의 작품(상-하)

 

"나는 일찍이 한가지 상상을 한 적이 있다.

깊은 산중 인적 끊긴 골짜기가 아닌 도성 안에

외지고 조용한 한 곳을 골라 몇칸 집을 짓는다.

방안에 거문고와 서책, 술동이와 바둑판을 놓아두고,

석벽을 담으로 삼고, 약간 평의 땅을 개간하여

아름다운 나무를 심어 멋진 새를 부른다.

그 나머지에는 남새밭을 가꿔 채소를 심고

그것을 캐서 술안주를 삼는다.

또 콩시렁과 포도나무 시렁을 만들어 서늘한 바람을 쏘인다.

처마 앞에는 꽃과 수석을 놓는다."

 

- 18세기 작가 이용휴(李用休)

                                                                   

6월 중순경에 찍은 텃밭 모습 - 장미와 옥수수 등 봄에 심은 야채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앞뜰 한쪽켠에 풍요롭게 피어난 넝굴장미 -

내 또래의 향나무가 힘차게 하늘을 향해 뻣쳐있다 -

봄에 심은 열 그루의 황금측배나무가 서서히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금년 봄 최악의 가뭄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잔디씨가

새생명으로 탄생하여 앞뜰을 서서히 푸르게 덮고있다

이렇게 쎅쉬한 당근 보셨나여?!

 

나무란 놈에게는 한 가지 엉뚱한 구석이 있다. 어느 해가 되면 갑자기 열매 맺기를 포기해 버리는 것이다. 병충해를 입은 것도 아니고, 토양이 나빠진 것도 아닌데 꼭 삐친 사람처럼 꽃도 제대로 안 피우고 열매 맺는 것도 영 시원찮다. 실한 열매를 기대하고 가을을 기다렸던 사람들은 이런 나무의 모습에 그만 맥이 빠지고 만다.

나무가 열매 맺기를 거부하는 것. 이를 가르켜 '해거리'라고 한다. 말 그래로 열매를 맺지 않고 해를 거른다는 뜻이다. 어느 해에 열매를 너무 많이 맺고 나면, 다음해 가을에는 어김없이 빈 가지만 덩그러니 달려 있다.

왜 그럴까. 이유는 단순하다. 살아 남기 위해서다.

열매 하나를 맺는 데에는 최소한 수십 개의 잎사귀에 해당하는 영양분이 필요하다. 광합성 등 나무의 모든 생명 활동이 잎에서 이루어진다고 볼 때, 잎을 희생한 열매의 가치는 다른 것과 비교할 게 못 된다. 나무에게 열매는 최고의 재산인 거다.

그러나 여러 해에 걸쳐 열매 맺는 데만 온 힘을 다 쏟으면 어떻게 될까. 해를 거듭할수록 나무 안의 자생력은 사라지고 점차 기력을 다하게 된다.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기본 바탕이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나무의 상태가 계속 나빠져 어느 순간 한계치에 달했을 때 나무가 또다시 열매를 맺으면 그 나무는 그 해를 넘기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나무는 해거리를 통해 한 해 동안 열매 맺기를 과감히 포기한다. 그리고 해거리 동안 모든 에너지 활동의 속도를 늦추면서 오로지 재충전하는 데만 온 신경을 기울인다. 그동안 물과 영양분을 과도하게 옮기느라 망가져 버린 기관들을 추스르고, 헐거워진 뿌리를 단단히 엮으며, 말마 비틀어진 가지들을 곧추세운다.

그 어떤 생산 활동도 하지 않고 전원 스위치를 내린 나무가 해거리에 하는 게 있다면 오직 하나 '휴식'이다. 옆 나무가 열맬글 맺건 말건 개의치 않고 쉴 때는 정말 확실하게 쉬기만 한다. 그리고 일년간의 긴 휴식이 끝난 다음해에 나무는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고 실한 열매를 맺는다.

때가 되면 모든 걸 다 접고 해거리를 통해 과감하게 '휴식'을 취할 줄 아는 나무. 일부 식물학자들이 나무가 세상에서 가장 진화된 존재라고 주장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사람도 하기 어려운 일을 나무들은 하나같이 당연하게 행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람 역시 살아 있는 생명체라면 '휴식'없이 제대로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 우종영의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중에서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 뿜은 연기처럼,

작기만 한 내 기억 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 가는 내 가슴속에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전문)

정선의 〈인왕제색도〉

 

- 인왕산 鶴학巢소島도에서 최범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