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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피에르 쌍소 지음/김주경 옮김)에서 발췌

 

인간의 모든 불행은 단 한 가지, 고요한 방에 들어앉아 휴식할 줄 모른다는 데서 비롯한다.        - 파스칼

 

느림이란 시간을 급하게 다루지 않고, 시간의 재촉에 떠밀려가지 않겠다는 단호한 결심에서 나오는 것이며, 또한 삶의 길을 가는 동안 나 자신을 잊어버리지 않을 수 있는 능력과 세상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겠다는 확고한 의지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나는 나만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그것은 이 세상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무(無)라든가 영원에 가까운 허무 속으로 숨기 위해서도 아니다. 그것은 오직 시간에게 쫓기는 괴로움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나는 나의 자유를 지키고 싶다. 하나의 틀에 나를 가둬두고 싶지 않기에, 나는 또다시 모험에 도전한다. 정말 아무것에도 제한받지 않고 자유로이 살고 싶은 까닭에, 어느 새 근본적인 권태에 빠져들어 버린 것에 대해 후회하게 된 것이다. 권태로워하는 것, 그것은 내가 상대방에게 별 관심이 없음을 무의식 중에 표시하는 것 아닌가? 따라서 내게 많은 사랑과 호의를 베풀어 준 이 세상의 삶에 대해 그런 태도를 보인다면, 결과적으로 나는 사랑과 선물을 듬뿍 안겨 줬다고 어이없게도 불평을 해대는 버릇없는 아이처럼, 아주 비열한 녀석처럼 행동한 것이 되고 만다. 그래서 나는 미안하고 겸연쩍은 마음으로 다시 세상으로 돌아온다. 그동안 내 곁에서 위안이 되어 주었던 권태를 뒤로 한 채.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다시 세상이 분주함에게 뒤통수를 얻어맞고 비틀거리는 순간이 찾아오리라. 그럴 때 나는 다시 권태라는 녀석에게 도움을 구하겠지. 그 녀석만이 나를 노예로 만들어 버린 힘들로부터 구해 줄 수 있을 테니까.

아마도 사람들은 내가 권태의 힘을 빌려서 살아가는 방식을 선택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내게 있어서 권태란 세상에 가까이 다가가고, 그 세상을 성실하게 누리고, 다시 세상으로부터 벗어나고, 그랬다가 다시 돌아가 세상의 새로운 맛을 더 잘 느끼기 위해 선택한 삶의 방식이다. 하지만 그것은 언제나 절제된 권태여야만 한다. 분명 나는 권태를 예찬한다. 단, 일정한 거리감을 유지하고서.

 

몽상.....흐르는 시간의 속도를 늦추고, 주의력과 무의식이라는 두 강물 사이에서 머무를 수 있는 가장 손쉽고 흔한 방법이 아닐까?

몽상가는 개념보다는 이미지들을 더 좋아한다.

 

마음의 고향이 있다......각 지방의 특색도 사라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속에 남아 있는 시골 고향에 대한 이미지가 더한층 마음 한구석을 흔들어 놓는다.

 

저 벽시계는 할머니의 것이었고, 도자기로 된 식기 세트는 결혼 선물이었다. 그리고 이 앞치마는 복권에 당첨되어서 상품으로 탔던 것이다.

 

익숙해 진다는 것은 미학이나 안락함과는 관계가 없다. 그것은 무언가를 기념하고 기리는 의미를 지닌다. 나는 파리에서 그런 미덕을 갖춘 몇몇 집에 초대받은 적이 있다. 그때 나는 고향이란 것은 마음에 따르는 것이며, 반드시 지리적으로 정해진 장소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확신을 가졌다.

 

한 건강한 사람의 모습을 그려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싶다. 시대의 흐름에서 약간 뒤로 물러나 살 수 있는 사람. 즐겨 침묵을 택할 수 있는 사람. 지식이나 경험을 쌓기 위해 애쓸 때나, 시대의 격랑 속에서 힘든 전투를 벌이고 있는 때조차도 즐겨 명상에 잠길 수 있는 그런 사람을.

 

소유가 우리를 괴롭히는 까닭은, 그것이 우리로 하여금 궁핍을 모르게 하고, 우리의 정체성을 더욱 크게 부풀려 주기 때문이다. 그럼으로써 재물이 우리가 할 일을 대신하게 될 때, 우리는 스스로 존재할 수 없게 된다.

 

'적은 것으로 살아가는 기술'

적은 것으로 만족하며 살아가는 기술은 결코 보잘것 없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아주 능란한 솜씨를 필요로 한다. 적은 것으로 살아가는 기술은 살아가는 방법, 곧 지혜를 의미한다. 예를 들면 함부로 비판하지 말 것, 무리한 요구를 하지 말 것, 상황이 제공해 준 것들을 최대한 이용할 것, 사회 계층의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을 비통한 질투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말 것, 시도해 봤다는 자긍심을 갖기 전에 자신의 취향과 운명에 따라서 착실히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갈 것 등이 그것이다.

 

'지속'을 위해서 현대가 하는 것이란 아무것도 없다? 현대에는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수많은 사물과 사건들만이 있을 뿐이다.

 

지나치게 비만했던 지나간 시대를 후회하지 말자. 정신의 높은 봉우리를 올라가려면 날씬해질 필요가 있을 테니까.

 

'더 높이' '더 빨리' '더 멀리'라고 하는 올림픽 경기의 슬로건은 이제 운동 경기의 범주를 넘어서고 말았다.....만일 우리가 '덜 높게' '덜 빠르게' '덜 멀게'라는 표어를 내세우고 싶다면, 때에 따라 돌아가기도 하고 쉬기도 하고 길을 잃고 헤맬 수도 있는 그런 기술 그런 문화도 있어야 할 것이다.

 

오늘날의 역(驛)은 더 이상 출발이라는 엄숙한 의식이 행해지는 신성한 사원이 아니다. 역은 우리에게 더 이상 기적 소리를 들려 주지 않는다. 부두에서 더 이상 뱃고동 소리가 울려 퍼지지 않는 것처럼.

 

과거가 지니는 매력? 우리가 더 이상 과거에게 아무런 영향력을 미칠 수 없다는 점이 바로 과거가 지니는 매력이다.

 

죽음을 마주하고 있는 '살아 있는 사람'으로서 존재하는 것, 그것이 내 삶의 목표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목표일지도 모른다.....다섯 개의 감각기관을 통하여 세상을 감각하는 내게 만물은 끊임없는 선물을 쏟아 줄 것이기 때문이다.....그러나 그 어떤 사건들보다도 가장 나를 흥분케 하는 것은 '하루'의 탄생이다......나의 눈에는 하루의 탄생이 어린아기의 탄생보다 더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내일, 다시 한 번 나는 내가 아직도 살아 있는 존재로 있을 수 있는 이 행복한 기회를 소중하게 누릴 것이다.

 

 
2002 FIFA 월드컵 한국/일본™

[월드컵 릴레이 칼럼] 희망이 담긴 축제 됐으면


“제 이름은 앨랜 홀이고 나이는 열두 살입니다. 무척 바쁘실텐데 한 가지 부탁이 있어 이렇게 글을 보냅니다.”

작년 가을, 영국으로부터 한국 월드컵 조직위로 배달된 한 소년의 편지는 이렇게 시작됐다. 월드컵 기념품을 보내달라고 세계 곳곳에서 편지가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었고, 그런 편지 중의 하나려니 했다. 잘못된 생각이었다.

“저는 지금 위암으로 병원에 누워 있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 제가 죽은 후 친구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가장 좋아하는 주제로 글을 한 번 써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월드컵을 주제로 정했습니다. 2002년 한국에서 열릴 월드컵이 가장 기다려지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아마도 제 생의 마지막 글이 되겠지요.”

나는 이 소년이 받아보고 싶다는 2002년 월드컵 안내책자를 기념품과 함께 큼지막한 항공봉투에 담으면서 깊은 상념에 빠졌다. 문득 이 행사가 지니는 의미가 새롭게 가슴에 다가왔다. 새 천년 첫 월드컵, 두 나라가 공동개최하는 첫 월드컵, 11조원의 국내경제 생산 유발 효과와 국가 위상 제고를 가져다 주는 월드컵이라는 거창한 대의명분 뒤에 숨은 또 하나의 의미는 바로 희망이 아닐까. 특히 지구촌 어디에서나 천진한 꿈을 간직하고 자라나는 어린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럴 수 있을 것이다.

단군 이래 국내에서 열리는 최대 국제행사인 2002년 월드컵은 정치, 경제, 외교, 상업적 목적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러나 그 속에는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미래를 위한 희망이라는 더욱 소중한 선물이 담겨 있다고 나는 믿는다. 최근 미국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판정 시비와 그로 인한 젊은 네티즌들의 분노는 세계적 축제에 대한 이들의 관심과 기대가 얼마나 큰가를 역설적으로 나타냈다고 볼 수 있다.

소년은 “죽기 전에 TV를 통해 2002년 월드컵을 꼭 보고 싶다”는 말로 편지를 끝맺었다. 소년에게 보내는 소포를 봉하면서 나는 소망했다. 2002년 월드컵이 소년에게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에 나오는 마지막 담쟁이 덩굴 잎이 되기를. 그리고 앞으로 50년 후, 소년이 2002 월드컵을 멋진 문화·스포츠 행사로 기억하고 자신이 이 지구촌축제에 대해 쓴 글을 다시 한번 읽을 수 있게 되기를.

( 최범석·2002 월드컵조직위 사업국 전문위원 )

<구구, 서울, 학순이의 봄맞이>

  너 화났냐?

변덕은!

내 입 크지?

내 입 정말 크지?

귀여운 것

프렌치 키스

게으름

밀어 밀어

발로 엉덩이 차기

반칙왕

뭐꼬?

덤벼

간지름 작전

 

Shall We Dance?

고막 터지겠다

늑대 흉내

여권 사진

 

정선의 〈인왕제색도〉

 

- 인왕산 鶴학巢소島도에서 최범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