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범석입니다.

어느덧 한해가 또 저물어가네요.

2002년.

정말 다사다난했죠?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그리고 대통령선거,

그야말로 드라마의 연속인 한 해였습니다.

새해엔 또 어떤 새로운 드라마가 펼쳐질지 궁금하네요.

2002년의 흥분에 너무나 익숙해져버려,

2003년이 지루한 한 해가 되지는 않을지 염려되네요.

아마도 그렇진 않겠죠.

하루하루가 새롭고 또 자연의 드라마인 사계절을 맞게될 것이고,

일상에서도 새로운 만남을 통해 멋진 시간이 올 것을 기대해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남극의 풍경>

사진 출처: 대한민국 남극 세종기지 http://sejong.kordi.re.kr

 

 아낌없이 주는 나무 - 쉘 실버스타인

1.

옛날에 나무가 한 그루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나무에게는 사랑하는 소년이 하나 있었습니다.

 2.

매일같이 그 소년은 나무에게로 와서

떨어지는 나뭇잎을 한 잎 두 잎 주워 모았습니다.

3.

그러고는 그 나뭇잎으로 왕관을 만들어 쓰고
숲속의 왕자 노릇을 했습니다.

소년은 나무줄기를 타고 올라가서는

4.

나뭇가지에 매달려 그네도 뛰고

그리고 사과도 따먹곤 했습니다.

5.

나무와 소년은
때로는 숨바꼭질도 했지요.

그러다가 피곤해지면
소년은 나무 그늘에서
단잠을 자기도 했습니다.

6.

소년은 나무를 무척 사랑했고...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7.

하지만 시간은 흘러 갔습니다.

그리고 소년도 나이가 점점 들어 갔습니다.

8.

 

그래서 나무는 홀로 있을 때가 많아졌습니다.

9.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이 나무를 찾아갔을 때 나무가 말했습니다.

"얘야,내 줄기를 타고 올라와서 가지에 매달려 그네도 뛰고
사과도 따먹고 그늘에서 놀면서 즐겁게 지내자."

"난 이제 나무에 올라가 놀기에는 다 커 버렸는걸.
난 물건을 사고 싶고 신나게 놀고 싶단 말야.
그리고 돈이 필요하고.
내게 돈을 좀 줄 수 없겠어?“ 하고 소년이 대꾸했습니다.

"미안하지만,내겐 돈이 없는데.” 나무가 말했습니다.

"내겐 나뭇잎과 사과밖에 없어.
얘아,내 사과를 따다가 도회지에서 팔지 그래.
그러면 돈이 생기겠고, 그리고 너는 행복해지겠고."

10.

그리하여 소년은 나무 위로 올라가
사과를 따서는 가지고 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11.

그러나 떠나간 소년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고...
그래서 나무는 슬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이 돌아왔습니다.

나무는 기쁨에 넘쳐 몸을 흔들며 말했습니다.

"얘야,내 줄기를 타고 올라와서 가지에 매달려 그네도 뛰고 즐겁게 지내자."

난 나무에 올라갈 만큼 한가롭지 않단 말야."하고 소년이 대답했습니다.

그는 또 말하기를

"내겐 나를 따뜻하게 해 줄 집이 필요해,
아내도 있어야겠고 어린애들도 있어야겠고 그래서 집이 필요하단 말야. 너 나에게 집 하나 마련해 줄 수 없니?  나에게는 집이 없단다."

나무가 말했습니다.

"이 숲이 나의 집이야,
하지만 내 가지들을 베어다가 집을 짓지 그래.
그러면 행복해질 수 있을 거 아냐."

12.


그리하여 소년은 나무의 가지들을
베어서는 자기의 집을 지으러 가지고 갔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13.

 

그러나 떠나간 소년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그가 돌아오자 나무는 하도 기뻐서 거의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리 온,얘야.”나무는 속삭였습니다. “와서 놀자.

“난 너무 나이가 들고 비참해서 놀 수가 없어.”소년이 말했습니다.

“난 여기로부터 나를 먼 곳으로 데려갈 배 한 척이 있었으면 좋겠어. 너 내게 배 한 척 마련해 줄 수 없겠니?

“내 줄기를 베어다가 배를 만들렴.“하고 나무가 말했습니다.

“그러면 너는 멀리 떠나갈 수 있고...
그리고 행복해질 수 있겠지.“ 

 14.

그리하여 소년은 나무의 줄기를 베어 내서
배를 만들어 타고 멀리 떠나 버렸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으나...

 15.

그리고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소년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 얘야, 미안하다,이제는 너에게 줄 것이 아무 것도 없구나... 사과도 없고".

" 난 이가 나빠서 사과를 먹을 수가 없어." 소년이 말했습니다.

" 내게는 이제 가지도 없으니 네가 그네를 뛸 수도 없고... "

" 나뭇가지에 매달려 그네를 뛰기에는 난 이제 너무 늙었어." 소년이 말했습니다.

" 내게는 줄기마저 없으니 네가 타고 오를 수도 없고..."

" 타고 오를 기운이 없어." 소년이 말했습니다.

" 미안해," 나무는 한숨을 지었습니다.

" 무언가 너에게 주었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내게 남은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단 말야. 나는 다만 늙어 버린 나무 밑둥일 뿐이야, 미안해..."

" 이제 내게 필요한 건 별로 없어. 앉아서 쉴 조용한 곳이나 있었으면 좋겠어. 난 몹시 피곤해." 소년이 말했습니다.

" 아,그래." 나무는 안간힘을 다해 굽은 몸뚱이를 펴면서 말했습니다.

"자,않아서 쉬기에는 늙은 나무 밑둥이 그만이야. 얘야,이리로 와서 앉으렴. 앉아서 쉬도록 해".

소년은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 지은이 소개 ☜

쉘 실버스타인은 미국 사람으로 자유롭게 이곳저곳을 방랑하는 털보입니다. 시도 쓰고 만화도 그리며 자작곡을 노래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그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간결한 문장과 내용을 함축한 그림으로 자신의 깊은 철학을 표출합니다.

==>  위 스토리와 이미지의 출처: 바담님의 홈페이지 http://badam.com.ne.kr 

 

天將降大任於斯人也,

必先勞其心志 苦其筋骨 餓其體膚 窮乏其身行 拂亂其所爲,

是故 動心忍性 增益其所不能

- 맹자


(하늘이 장차 이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려 할 때에는,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뜻을 괴롭히고 뼈마디가 꺾어지는 고난을 당하게 하며 그 몸을 굶주리게 하고 그 생활은 빈궁에 빠뜨려 하는 일마다 어지럽게 하느니라, 이는 그의 마음을 두들겨서 참을성을 길러 주어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일도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정선의 〈인왕제색도〉

- 인왕산 鶴학巢소島도에서 최범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