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칼럼] 최범석 포르투나2002 대표이사

정부는 스포츠 마케팅 전문업체들에 참여기회를 적극 제공하고 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해나가야 할 것이다.

스포츠는 비즈니스


2002년 7월초, 일본 요코하마에서 한일월드컵이 대단원의 막을 내린 직후, 세계 최대 이벤트로 불리는 이 행사를 5년 넘게 준비했던 국제축구연맹(FIFA)의 한 핵심 실무자가 스위스로 돌아가는 길에 인사차 서울에 들렀다. 그는 FIFA의 현지 파트너였던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와 업무조율 및 현장조사를 하기 위해 한국을 이미 수십 차례 방문한 경험이 있었다. 그간 우여곡절도 많았던 대회준비를 회상하면서 그 친구는 내게 이런 말을 했다.

“한국 사람들은 자존심(pride)은 강한 반면 그 자존심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자신감(confidence)이 부족하다고 느껴왔는데, 이번 월드컵 성공을 계기로 부족했던 자신감이 많이 회복되었기를 바랍니다.”

자존심과 자신감의 불균형. 이것을 나는 노력과 효율성의 불균형에 비유하고 싶다. 단군 이래 한반도에서 열렸던 최대규모의 국제행사 월드컵은, 우리가 아직도 노력(자존심)에 부응할 만한 효율성(자신감)이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던 좋은 사례였다. ‘밀어붙여 탱크주의’는 ‘효율적인 전문성’에 비해 더 많은 시행착오를 낳았고, 적지 않은 운을 등에 업고 4강에 들었던 우리 국가대표팀 덕분에 많은 문제점들이 표출되지 않고 지나간 것이 사실이다.

2002 월드컵 이전까지 한국에서 개최됐던 가장 큰 스포츠 행사는 88서울올림픽이었다. 그런데 올림픽의 경험은 월드컵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14년이란 기간 동안 스포츠 시장은 엄청난 성장을 거듭했고, 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보다 텔레비전 방송중계권 가격이 무려 10배나 올랐다는 사실이 이런 변화의 폭을 대변해준다.

안타깝게도 대회준비를 전담했던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에는 국제 스포츠 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전문가가 거의 없었다. 물론 개최국 입장에서 경기장과 도로 등의 인프라 건설, 훌리건과 테러를 대비한 안전문제 등 정부와 협의하고 협력해야 할 분야가 많았다. 조직위 직원은 대부분 파견직 공무원들이었는데 이들은 이런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다.

그러나 결국 월드컵은 상업적인 행사다. 월드컵에서 아마추어리즘이 죽은 지는 이미 오래 전이다. 공동개최국 일본은 월드컵을 처음부터 실리적으로 접근했고, 국제 스포츠 마케팅 경험이 풍부한 아시아 최대 광고회사 덴츠 직원들이 일본조직위원회 핵심부서에 집중 배치됐다. 이들은 월드컵이 끝난 후 회사로 복귀해 지금도 계속해서 국제 스포츠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반면, 전직 한국조직위원회 직원은 거의 100%가 전혀 다른 일에 종사하고 있다.

반세기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초대형 국제 스포츠 대회를 많은 노력과 경비를 들이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함께 준비한 두 나라지만, 일본은 그 경험을 한 민간기업으로 옮기면서 국가의 중요한 무형자산으로 만들었고 한국은 그 무형자산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한 셈이 됐다.

최근 검찰에 의해 밝혀지고 있는 월드컵 휘장사업권 로비 사건은, 정부와 기업 그리고 월드컵조직위 모두에게 그 책임이 있다. 월드컵의 마케팅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비전문가들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눈이 멀어 ‘밀어붙여 탱크주의’를 다시 한번 되풀이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월드컵조직위가 과학적인 시장조사를 근거로 기업들에 가이드라인을 제공했다면 관련업체들의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앞으로도 여러 국제 스포츠 행사가 개최될 것이다. 이를 대비해 정부는 스포츠 마케팅 전문업체들에 참여기회를 적극 제공하고 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해나가야 할 것이다. 그로 인해 우리 모두가 노력에 부응하는 효율성을 갖고 자존심에 걸맞은 자신감을 얻을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둥근 공을 차는 축구도 이제는 과학이라고 하지 않는가.

   [Economy21 151호] 2003년 05월 30일    

 

 

허브 <스페어민트>

금년에 벌써 두 번째 핀 <아이리스>

<작약>

꽃의 여왕 <장미>

<줄장미>

양생화

지난번 독일 출장 때 사온 <글라디올러스>(구근)

겨울의 추위를 못넘긴 줄 알았던 <몬스테리아>

<조롱박> <호박>

우리나라 꽃 <무궁화나무>

<소철>


[삼정동방화살인수사] “애완견이 목격자” 용의자 대질


삼전동 방화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유일한 목격자’인 피해자 애완견과 용의자들을 대질시키는 희대의 수법까지 동원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삼전동 방화살인사건은 지난달 6일 새벽 서울 송파구 삼전동 박모(46)씨 연립주택에서 박씨의 아들과 딸, 딸의 남자 친구 등 20대 3명이 살해당하고 집이 불타버린 사건. 당시 소방차의 거센 물줄기로 현장은 아수라장이 돼 범인에 대한 단서가 완전히 사라졌고 주변 인물의 원한관계도 복잡해 두 달째 경찰 인력 100여명이 매달리고 있지만 거의 진전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 6일 유일하게 사고를 목격했다가 종적을 감췄던 숨진 딸(23)의 애완견을 이웃 주민이 찾아냈다. 애완견을 사건 현장에 데려가자 현관문 앞에서부터 들어가려고 발버둥치고 살인이 난 안방 앞에서 맴도는 등 석연찮은 행동을 보여 경찰은 “뭔가 나올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흥분했다.

경찰은 즉시 심증이 가는 몇몇 용의자들과 애완견을 조사실에서 차례로 대질시켰다. 개의 반응을 분석하기 위해 애완견 전문가를 대동했으며, 일본에서 발명된 ‘동물 언어 번역기’까지 들여와 ‘애완견’의 속내를 읽었다. ‘동물 언어 번역기’는 개가 짖는 소리에 따라 ‘목마르다’ ‘두렵다’ ‘배고프다’ 등의 의사 표시를 30여개 유형으로 분별해 액정표시장치에 나타내 준다.

애완견으로 사상 첫 대질 심문이 이루어졌지만 ‘사건의 열쇠’는 찾을 수 없었다. 동물 언어 번역기를 통한 애완견의 깽깽거리는 울음은 “당신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나를 몰라줘서 안타까워요” 등 수사와 관련 없는 것들뿐이었다. 애완견은 오히려 용의자에게는 꼬리를 흔들어대면서 경찰에는 마구 짖어대기도 했다.

경찰은 그 동안 ‘유일한 목격자’로 애타게 찾았던 애완견마저 수사에 별 도움이 없자 허탈해 했다. 경찰은 애완견의 기억능력이 1~2주에 불과해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의 일원으로서 감정을 갖고 있는 애완동물의 행태와 감정을 관찰하는 것은 미국·일본 등에서 활용 중인 선진 수사기법”이라며 “피해자 애완견이 한 달 전 사건에 대한 기억이 없는 것 같아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수사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정시행기자 polygon@chosun.com )

 

나의 월드컵 기념품

 

- 인왕산 鶴학巢소島도에서 최범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