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 조각의 땅을 아쉬워하고 어딘지 모르게 천국과 닮은 무엇인가를 만든다. 흙 위의 정원을 말이다.

부지런하게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은……가래로 밭을 일구고 땅을 타고 씨를 뿌린다. 자신이 하고 싶어하건 다른 사람의 부탁으로 하건, 때를 가리지 않고 이 일을 한다. 이들은 땅에 동화된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하는 일은 또한 정신과 감정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정원을 가꾸는 사람은 자신의 동경과 내면, 그리고 세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식물 돌봄의 형태로 바깥으로 내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틀림없이 맞는 말이다.

정원의 페르시아어 Paradies……’우리가 살아가는 있는 그대로의 기록

21세기의 정원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예언할 수 없다. 그러나 한가지는 분명하다. 아무리 컴퓨터시대가 온다 하더라도 식물에 대한 우리의 갈구를 중단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식물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수잔네 파울젠 지음/김숙희 옮김/이은주 감수 중에서

 

<학소도에 핀 첫 능소화>

능소화 (Chinese trumpet creeper) <Campsis grandiflora>

개요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능소화과의 낙엽성 덩굴식물.

분류 : 능소화과
원산지 : 중국
크기 : 길이 10m, 잎 길이 3∼6cm

금등화(金藤花)라고도 한다. 중국이 원산지이다. 가지에 흡착근이 있어 벽에 붙어서 올라가고 길이가 10m에 달한다. 잎은 마주나고 홀수 1회 깃꼴겹잎이다. 작은잎은 7∼9개로 달걀 모양 또는 달걀 모양의 바소꼴이고 길이가 3∼6cm이며 끝이 점차 뾰족해지고 가장자리에는 톱니와 더불어 털이 있다.

꽃은 8∼9월에 피고 가지 끝에
원추꽃차례를 이루며 5∼15개가 달린다. 꽃의 지름은 6∼8cm이고, 색은 귤색인데, 안쪽은 주황색이다. 꽃받침은 길이가 3cm이고 5개로 갈라지며, 갈라진 조각은 바소 모양이고 끝이 뾰족하다. 화관은 깔때기와 비슷한 종 모양이다.

수술은 4개 중 2개가 길고, 암술은 1개이다. 열매는 삭과이고 네모지며 2개로 갈라지고 10월에 익는다. 중부 지방 이남의 절에서 심어 왔으며 관상용으로도 심는다.

<앤디 워홀Andy Warhol>의 꽃

배롱나무 (crape myrtle) <Lagerstroemia indica>

개요  쌍떡잎식물 도금양목 부처꽃과의 낙엽 소교목.

분류 : 부처꽃과
원산지 : 중국
크기 : 높이 약 5m

꽃이 오랫동안 피어 있어서 백일홍나무라고 하며, 나무껍질을 손으로 긁으면 잎이 움직인다고 하여 간즈름나무라고도 한다. 높이 약 5m이다. 나무껍질은 연한 붉은 갈색이며 얇은 조각으로 떨어지면서 흰 무늬가 생긴다. 작은가지는 네모지고 털이 없다. 새가지는 4개의 능선이 있고 잎이 마주난다. 잎은 타원형이거나 달걀을 거꾸로 세워놓은 모양이며 길이 2.5∼7cm, 나비 2∼3cm이다. 겉면에 윤이 나고 뒷면에는 잎맥에 털이 나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꽃은 양성화로서 7∼9월에 붉은색으로 피고 가지 끝에 원추꽃차례로 달린다. 꽃차례는 길이 10∼20cm, 지름 3∼4cm이다. 꽃잎은 꽃받침과 더불어 6개로 갈라지고 주름이 많다. 수술은 30∼40개로서 가장자리의 6개가 길고 암술은 1개이다. 열매는 삭과(殼果)로서 타원형이며 10월에 익는다. 보통 6실이지만 7∼8실인 것도 있다.

흰색 꽃이 피는 것을 흰배롱나무(for. alba)라고 하는데, 인천광역시에서 자란다. 중국 원산이며 관상용으로 재배한다. 꽃은 지혈·소종의 효능이 있어, 한방에서 월경과다·장염·설사 등에 약으로 쓴다.

<조롱박>

<호박꽃>

 

 

샤갈 ‘하늘의 연인과 꽃다발’
20세기 회화의 거장 중 한명으로 꼽히는 샤갈은 캔버스 안의 대상들이 우주 유영을 하는 것처럼 그렸다. 100년 가깝게 살면서 굵직한 현대사의 고비를 겪었지만 한번도 어떤 이즘이나 단체에 정박한 적이 없었던 그는 매이지 않았기에 떠돌 수 밖에 없는 자신을 그렇게 표현했다. 말년의 자신을 자화상으로 해서 그린 ‘하늘의 연인과 꽃다발’.

선화랑   

 

샤갈 ‘파리하늘의 꽃다발’
샤갈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꽃은 희망 사랑 기쁨의 상징이다. 또 어린시절, 전통적 유대마을에서 자란 그는 평생 고향을 그리워 하면서 암소를 통해 조국과 어머니를, 수탉을 통해 남성이나 속죄를 위한 희생 제물을 상징했다. ‘파리하늘의 꽃다발’.

선화랑   

 

샤갈 ‘꽃다발과 신랑신부’
그의 그림의 단골 주인공인 연인, 신랑신부는 다름아닌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있는 자신의 모습이다. 첫 아내 벨라와 유난히 금슬이 좋았던 샤갈은 벨라가 죽은 이후 각각 두 명의 여인과 사실혼과 결혼 관계에 있었다. ‘꽃다발과 신랑신부’.

선화랑   

 

샤갈 ‘마을의 풍경’
샤갈의 그림에 등장하는 대상들은 모두 무중력 상태다. 원근과 중력이 지배하는 이승의 삶, 유한한 삶에 대한 조롱이자 초월의 세계에 대한 갈망을 상징한다. ‘마을의 풍경’.

선화랑   

[이상운] '이혼 고아' 내팽개치는 대한민국 법률

▲ 소설가 이상운
 
세계1위를 좋아하는 우리들, 또 하나의 세계1위를 기록할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우리나라의 이혼율을 두고 하는 말이다. 아시아에서는 우리보다 앞섰던 대만과 일본을 넘어 이미 1위가 되었다는 통계도 있다. 「자기 중심적인 삶의 지향과 경제적 요인」이 원인으로 얘기되고 있다. 경제적 사회적 인간적으로 「나」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 그것을 보장해 주지 못하는 「지금의」 결혼을 파기하는 것이라는 소리다.

사실 결혼이란 계약의 하나다. 「사랑을 위해서! 당신을 위해서!」라고 속삭이는 낭만주의 연인들의 결혼도 마찬가지다. 계약이라는 용어에 저항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칸트의 다음 말에 대해서는 욕을 할 수도 있겠다. 그는 결혼을 「반대 성을 가진 두 성인이 맺는 성기의 상호 독점적 사용에 대한 계약」으로 정의했다. 아닌게 아니라 그는 이 말 때문에 동시대의 점잖은 사람들로부터 욕께나 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결혼이 사회가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남녀간의 거래임을 이처럼 정직하게 적시한 표현이 또 있을지 모르겠다.

최근, 결혼을 자신의 경제적 곤란을 해결하는 방책으로 이용하려 는 여자들이 많다는 사실도, 결혼의 저런 속성을 일깨워준다. 한 결혼정보업체에 따르면 한 달에 30∼40 명의 여성이 오직 경제적 난관을 해결하기 위하여 결혼 상담을 한다고 한다. 이들 여성의 계약 조건을 충족시켜 줄 능력과 의사를 가진 남자가 있다면 계약은 성립되고 그들은 법적으로 「결혼 상태」에 들어갈 것이다. 지금은 이처럼 특정 조건을 전제로 한 계약으로서의 결혼이 전문 업체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세상이다.

따라서, 앞서 얘기한 이혼 문제로 다시 돌아가자면, 결혼이 계약인 만큼 이 계약의 파기인 이혼도 찬양하고 조장할 일은 아니지만 죄악시할 일도 아니다. 계약은 언제나 파기할 수 있는 것이다. 애초에 상호간 조건이 맞아서 결혼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계약을 파기함에 있어서 서로가 만족할 수 있도록 조건을 조정하면 된다. 그리고 이해관계가 조정되면 그들은 계약을 해제하고 남남으로, 칸트 식으로 말하자면 「성기의 상호 독점적 사용 권한 및 책임」의 의무에서 풀려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지점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바로 세계1위를 향한 이혼율의 가파른 상승과 함께 나란히 늘어나고 있는 이른바 「이혼 고아」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행복을 위하여 계약을 자유롭게 체결한 성인 남녀가, 다시 자신들의 행복을 위해서라며 계약을 파기하고 내버린 존재들이다. 정확한 수는 알 수 없지만 매년 부모의 이혼을 경험하는 9만∼10만 명의 미성년자 중 상당수가 버려지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결혼과 이혼만큼, 아니 결혼과 이혼보다도 더 제도에 의해 그 권익이 보호되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애초의 계약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무시되고 있는 것이다.

「이혼 고아」가 생겨나는 가장 큰 이유는 현행 이혼제도가 성인 남녀의 행복과 권익만 보호해 주고 두 사람이 탄생시킨 자식에 대해서는 온당한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이혼 당사자는 성인이므로 자신들이 알아서 자기 이익을 잘 챙길 것이다. 하지만 미성년자들은 그럴 능력이 없다. 그런 점에서 이들의 권익을 보호해 주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법률은 참으로 반인간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식을 부모 멋대로 해도 되는 사적인 소유물로 여기는 우리의 문화적 무의식을 반영한 것인가?

선진국에서처럼, 우리도 이혼 당사자들이 자녀 양육 문제를 구체적이고 온당하게 합의하여 법정에 제시하지 못하면 이혼을 허락하지 말아야 할지도 모른다. 여러 불행한 사정에 의하여 이혼 당사자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국가가 제도적으로 이들을 떠맡아야 할 것이다. 세계1위를 해서 좋을 건 하나도 없지만 이혼율 증가가 어쩔 수 없는 현실인 한, 「이혼 고아」에 대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하루 속히 만들어져야 한다.

결혼과 이혼의 경영비법이 날로 발달해 가고 있는 오늘날, 엄마도 아빠도 국가도 책임지지 않는 고아 아닌 고아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의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소설가 이상운 : 경북 포항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연세대 등에 출강했으며, 1997년 대산문화재단 창작지원 공모에 장편소설 '픽션클럽'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 이야기 책 '달마의 앞치마'(1999), '제발 좀 조용히 해줘'(2001)와 장편소설 '탱고'(2000), '누가 그녀를 보았는가(2002)를 펴냈다. 천박한 소비문화와 일상의 위선적 이면에 대한 풍자, 소통 부재로 인한 현대인의 실존적 고독에 대한 천착이 주된 작품경향이다.

 

- 인왕산 鶴학巢소島도에서 최범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