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식수술

오늘 심장이식수술을 받았다.

어제 갑자기 심장에 이상이 생겨 검사해본 결과 가장 우려했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현재의 심장은 더 이상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없으니 다른 심장을 이식해야 살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아니면 이것으로 생을 마감해야 한다고…… 참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했다. 30분을 착잡한 기분으로 고민했다. 자문을 구하기 위해 친구 두 명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는데, 둘 모두 생을 마감하도록 놔두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얘기해주었다. 옛 추억들이 떠오르고 이렇게 이별을 그것도 이렇게 갑작스럽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혼란에 빠트렸다. 죽이느냐 살리느냐……나의 사고는 더 이상 논리적으로 정리가 되지 않았다. 이건 논리나 합리성의 문제가 아니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 순간.

결정을 내렸다. 살릴 수 있다면 살려야 한다. 그 동안의 정을 생각해서라도. 이식수술 비용에 합의하였다. 적은 돈은 아니지만, 나의 결심은 이미 매듭지어졌다. 마지막으로 나는 수술을 담당하는 사람에게 최상의 심장을 구해달라고 부탁했다. 맞는 심장을 수소문해 구하고 수술을 이행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24시간. 나는 무거운 마음으로 그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오늘밤 10시, 이식수술이 거의 다 끝나가고 있었다. 총 4명이 마무리 작업을 끝내고 드디어 새로운 심장을 테스트하였다. 수술은 다행이 성공적이었다. 수술의 휴유증이 없는지는 좀더 두고봐야겠지만, 일단 잘 마무리되었다. 퇴근시간을 한참 넘기고 밤 11시 30분까지 수술을 진행한 사람들도 새 심장의 상태가 매우 좋다며 성공적 결과를 자축했다. 나는 내가 어제 내린 결정에 만족했다. 그래, 그렇게 죽도록 놓아둘 순 없었다. 참 잘한 일이다. 이제 나와 함께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 게 될지는 모르지만, 옛정을 생각해서라도 그냥 그렇게 보냈다면 너무도 허무했을 것이다. 자정이 넘어 함께 집으로 향하면서 나는,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가벼운 마음으로 낯익은 핸들을 양손에 잡고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14년간의 생을 마감한 심장(자동차 엔진)

심장이식수술(엔진 교체작업) 장면

수술대 위에 올려진 나의 애마

새로운 심장을 얻은 나의 14년 동지 스쿠프

 

 

 

    

 

이제는 돌아가야겠습니다.
날마다 그리던 내 마음의 고향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진실의 언덕이 있고,
순수의 강물이 흐르고,
신뢰의 바다가 펼쳐져 있는
내 마음의 고향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이제는 돌아가야겠습니다.
꺽어도 꺽어도 꺽이지 않던 교만,
버려도 버려도 버려지지 않던 욕심,
묻어도 묻어도 묻히지 않던 불만을 가슴에 안고
내 마음의 고향으로 돌아가 그곳에서
하나하나 정리해 보아야겠습니다.

이제는 돌아가야겠습니다.
맑은 웃음 소리와 밝은 이야기가 있고,
따뜻한 눈빛이 흐르는
내 마음의 고향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어느덧 나이도 들었고, 세상을 많이 알아버려
그럴 수 없으리라 말들 하지만 귀 막고,
눈 감고 그곳으로 돌아가 새롭게 듣고 보아야겠습니다.

이제는 돌아가야겠습니다. 헝클어진 마음,
헝클어진 생각을 가지고는 안 되겠습니다.
고생이 되고, 부끄럽고, 억울한 일 있어도
아무말 하지 않고 그곳으로 돌아가 잊을 건 잊고,
아플건 아파야겠습니다.

이제는 돌아가야겠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불안하지 않고,
외로워도 서럽지 않으며,
넘어져도 아프지 않은 그곳
내 마음의 고향, 좋은 생각의 집으로 돌아가
그동안 세상과 나에게 진 빚,
모두 갚아야겠습니다.

 - 마음이 쉬는 의자 - 중에서

 

60년만에 피는 대나무 꽃 (출처 미상)

학소도에서 자라고 있는 오죽(검은 대나무)

 

- 인왕산 鶴학巢소島도에서 최범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