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지인의 출판기념회에 갔었다. <혼자 잘 살면 결혼해도 잘 산다>가 그날 출판을 기념할 책의 제목이었다. 혼자 잘 살았는데, 결혼하고나니 역시 잘 살게 되었다란 뜻보다는 혼자 잘 산다면 분명 결혼해서도 잘 살겠지라는 희망 섞인 의미를 담은 제목이었다. 왜 내가 이런 의미로 받아들이냐구? 저자가 기혼이 아니라 싱글이니까.

요즘 화려한 싱글을 꿈꾸는 이가 많아진 것을 실감한다. 내 주위에도 미혼들이 꽤 있지만, 가전제품 마케팅에서부터 부동산 개발자들까지 이들 싱글족을 겨냥해서 혼자 사용하기 용이한 미니전기밥솥을 시장에 내놓거나 신축 원룸들을 끊이지 않게 분양하는 걸 보면 요즘 싱글들이 한국에 정말 많은가보다. 하긴 돌총(돌아온 총각)과 돌처(돌아온 처녀)도 싱글족에 포함되니, 언론에서 떠들어대는 이혼율이 맞든 틀리든 간에 한번도 왕복(갔다 돌아온)하지 않은 나 같은 사람의 수에 그 경험자의 수가 더해지면 꽤 큰 숫자가 나올 수도 있겠지.

이미 오래전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평소에는 내가 혼자 산다는 사실을 크게 실감하지 못하지만, 가끔 나의 처지(?)를 확인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한달에 꼭 한번은 우체통에 수도계량기 조사요원이 쪽지를 남긴다. x월 x일까지 제 핸드폰으로 계량기수치를 꼭 알려주세요 주중에 학소도에 누가 있을리가 없으니 매번 허탕을 치고 돌아가기 직전에 남긴 메모의 내용이다. 나는 출근길에 그런 쪽지를 발견하는 날에는 밤에 집으로 돌아와 정원 한쪽 구석에 있는 수도계량기 뚜껑을 열고 수치를 적어놓았다가 다음날 매번 같은 목소리의 주인인 조사요원 아주머니에게 전화로 불러준다. 직접 보지는 못하고 내가 불러주는 숫자를 믿어야 하는 수도사업소 직원은 가끔, 그 집에 평상시 사람 사는 거 맞아요? 라는 뉘앙스의 반응을 보인다. 전달에 내가 불러준 숫자가 이번 달에 불러준 숫자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럴 때면 내가 물을 정말 적게 쓰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애국심에 물을 아껴 쓴다기보다는 일단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적고, 집에 있는 경우에도 샤워를 하거나 세수를 할 때, 변기를 이용할 때, 멍멍이 친구들에게 물줄 때 그리고 가끔 설거지할 때를 빼면 물 쓸 일이 크게 없다. 그나마(이건 좀 쑥스러운 일인데) 아침 저녁으로 소변은 뜰에 있는 나무에게 선물한다. 그러니 가족이 사는 집에 비하면 턱없이 사용량이 적겠지. 아무튼, 이렇게 수도계량기와 관련해서 한달에 한번은 내가 혼자 산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얼마전 어느 식당 화장실에서 이런 문구를 읽었다. <결혼이란 한 여자를 위해 세상의 다른 모든 여자들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같은 문구를 읽고 테이블로 돌아온 결혼 14년 차의 한 선배가, 그 글 봤어? 단 한 여자들 위해서…… 라며 새삼 지금까지 엄청난 희생을 했다고 믿어지는지 그 글귀를 반복하며 떠들었다. 나는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던 것 같다. 포기할 게 자기 부인을 제외한 세상의 모든 여자뿐이겠습니까. 매달 수도계량기 읽어주는 재미도, 매번 해외출장떠나기 전 개밥줄 사람 찾는 재미도, 가끔 두 사람이 맞들어야 할 물건을 옮길 때 겪는 재미도, 종종 주말에 집에서 혼자 음식을 요리해서 식탁에 앉아 아무말 없이 먹고난 뒤 설거지를 할 때 경험하는 재미도, 어쩌다 감기몸살에 걸려 혼자 텅빈 부엌에서 꿀차를 끊여 마실 때 겪는 재미도 모두 포기해야 하는 겁니다!

<혼자 잘 살면 결혼해도 잘 산다>. 정말 그럴까?

혼자 너무 잘 살면 그러니까 이런 재미(!)에 너무 익숙해지면, 결혼해서 이런 재미를 잊어서 좋을 수도 있겠지만 너무 잊어버리면 자신이 지불해야 하는 희생이 너무 크다고 느낀 나머지 돌아올 수 있는 강을 건너오게 되지는 않을까?

 

2003. 9, 10 호 참고

 

 

광명 역사

 

 

 

 

 

 

 

 

 

 

고속철도 시승식

 

남자는 여자의 생일을 기억하되 나이는 기억하지 말고
여자는 남자의 용기는 기억하되 실수는 기억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남한테 주는 것은 언젠가 내게 다시 돌아온다.
그러나 내가 남한테 던지는 것은 내게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남편의 사랑이 클수록 아내의 소망은 작아지고,
아내의 사랑이 클수록 남편의 번뇌는 작아진다.



먹이가 있는 곳엔 틀림없이 적이 있다.
영광이 있는 곳엔 틀림없이 상처가 있다.



달릴 준비를 하는 마라톤 선수가 옷을 벗어던지듯
무슨 일을 시작할 때는 잡념을 벗어던져야 한다.

 

한 도둑은 남의 재물을 훔쳐 지옥엘 갔고
한 도둑은 남의 슬픔을 훔쳐 천당에 갔다.



남을 좋은 쪽으로 이끄는 사람은 사다리와 같다.
자신의 두 발은 땅에 있지만 머리는 벌써 높은 곳에 있다.



행복의 모습은 불행한 사람의 눈에만 보이고
죽음의 모습은 병든 사람의 눈에만 보인다.



웃음 소리가 나는 집엔 행복이 와서 들여다보고
고함 소리가 나는 집엔 불행이 와서 들여다본다.



황금의 빛이 마음에 어두운 그림자를 만들고,
애욕의 불이 마음에 검은 그을음을 만든다.



느낌 없는 책 읽으나 마나.. 깨달음 없는 종교 믿으나 마나
진실 없는 친구 사귀나 마나.. 자기 희생 없는 사랑 하나 마나.



어떤 이는 가난과 싸우고 어떤 이는 재물과 싸운다
가난과 싸워 이기는 사람은 많으나
재물과 싸워 이기는 사람은 적다.



마음이 원래부터 없는 이는 바보이고,
가진 마음을 버리는 이는 성인이다.
비뚤어진 마음을 바로잡는 이는 똑똑한 사람이고,
비뚤어진 마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이는 어리석은 사람이다.



누구나 다 성인이 될 수 있다
그런데도 성인이 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자신의 것을 버리지 않기 때문이다.



돈으로 결혼하는 사람은 낮이 즐겁고
육체로 결혼한 사람은 밤이 즐겁다.



받는 기쁨은 짧고 주는 기쁨은 길다.
늘 기쁘게 사는 사람은 주는 기쁨을 아는 사람이다.

 

삼청동 째즈카페 La Cle(라 끌레)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 한국애견협회 전람회>

<촌견이 오랜만에 목욕하고 차를 탔더니 무지 피곤하네....>

<서울이 왈 : 세상에 이렇게 개가 많다구?! 오매.....>

서울이는 이날 체중 오버로 입상을 못하고 현재는 집중 다이어트 중

 

- 인왕산 鶴학巢소島도에서 최범석 -